비만을 부르는 8敵 호르몬의 이상
♣ 비만을 부르는 8敵 호르몬의 이상
물만 먹어도 살이 쪄요!
살면서 억울한 일이 참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배고픔을 물로 달래며 다이어트를 했는데 살이 찌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물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많이 마시라고 권장하는데, 물만 먹어도 살이 찌니 이런 사람들은 속이 까맣게 탈 수밖에 없다. 작년 6월에 한의원을 찾아온 장ㅇㅇ 씨도 그런 증상을 호소했다.

오랫동안 물만 마셔도 살이 붙는 증상에 시달렸는지 진료를 받는 내내 그녀의 목소리는 날이 곤두서 있었다.
“운동은 하시나요?”
나는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야 했으므로 일상생활에 대해 물었다.
“예전에는 조금 했었는데 지금은 못 하고 있어요. 한 세 달 됐나? 몸이 부으니까 꼼짝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런데 운동을 하지 않으니까 몸이 아파요. 악순환인 것 같아요.”
“음식은요?”
“살찌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인스턴트 음식은 아예 안 먹어요. 밀가루 음식도 자제하고요.”
“술은요?”
“술도 거의 먹지 않아요. 어쩌다 맥주 한두 잔 정도 먹을까?”
그녀의 생활 습관을 관찰한 결과, 운동량이 조금 부족한 것 빼고는 특별히 살이 찔 만한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살이 붙으니 그녀가 체중 증가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질 만도 했다.
“원장님, 아무리 생각해도 물이 살이 찌는 원인 같아요. 다른 것은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그녀의 짐작이 옳았다. 사실 물은 칼로리가 없으므로 살이 찌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물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며 몸 안의 노폐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돕기 때문에 오히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몸 안에 들어간 만큼 물이 빠져 나오지 못하면 체중이 늘어나는 원인이 된다.
“그렇죠? 제 짐작이 맞죠? 그런데 원장님, 왜 물이 정체되죠?”
호르몬과 비만
수분 정체의 원인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잘못된 생활 자세, 식습관, 갑상선호르몬의 기능 저하, 여성호르몬의 불균형,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 등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백화점 판매 직원처럼 오랫동안 앉아서 혹은 서서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수분 정체가 되기 쉽다. 왜냐하면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으면 신진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몸이 냉해지고 그렇게 되면 기혈순환, 수분대사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짜게 먹어도 물이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염분은 수분을 몸 안에 가두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상담을 한 결과, 장ㅇㅇ 씨는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근무하는 직업도 아니었고, 음식도 싱겁게 먹는 편이었다.
이런 경우는 호르몬의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갑상선호르몬의 이상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T4(티록신, thyroxine)’와 ‘T3(트리요오드티로닌, triiodothyronine)’가 있는데, 이 중 T4의 활성성분인 T3는 대사 활동을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으로 T4가 T3로 잘 전환돼야 대사 활동이 활발해진다. 만약 T4가 T3로 바뀌지 못하면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 ‘무늬만’ T3인 ‘rT3(리버스 T3, reverse T3)’로 변환되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수분 정체가 일어난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이 약해져 있었다. 갑상선호르몬 검사를 하지 않고도 내가 이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호소하는 증상 때문이었다.
“손발이 차고, 발뒤꿈치가 갈라져요. 피부도 건조하고, 손톱도 잘 부러지고요, 피곤해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이 약해지면 그녀의 말처럼 발뒤꿈치가 갈라지고 손발이 차며 쉽게 피곤해진다. 아침이면 코가 맹맹해지고, 머리카락이 잘 빠지고, 손톱이 잘 부러지고, 변비와 월경불순이 생기고, 물에 젖은 솜처럼 기운이 없고, 으슬으슬 추위를 잘 느끼고,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지고, 몸이 잘 붓는 등의 이상 증세가 발생한다.
그녀는 이런 증상이 생긴 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몇 명이세요? 혹시 유산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내가 이 질문을 한 이유는,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은 출산 후 특히 반복된 유산 후에 유발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셋이에요. 유산도 세 번 했고요.”
그녀는 세 차례에 걸친 유산으로 갑상선호르몬에 이상이 생긴 듯했다.
또 그녀의 경우는 여성호르몬의 불균형도 몸에 수분이 정체되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 당시 그녀는 월경이 불규칙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자주 짜증이 나고, 식은땀이 나는 등 갱년기장애를 겪고 있었는데, 나는 이것이 원인이 되어 여성호르몬의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실제로 타액과 혈액을 통해 호르몬 검사를 한 결과, 황체에서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은 결핍되어 있는 반면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은 과잉 상태였다. 이렇게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에스트로겐 우세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몸에서 수분이 잘 빠져나가지 못해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원래 에스트로겐은 밋밋한 가슴을 볼록 나오게 하고 성기를 성숙시키며 자궁벽의 두께를 조절하고 배란 등에 관여하는 등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이지만 너무 많은 양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되어 다른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균형이 깨지면 수분 정체의 원인이 된다.
호르몬 이상에 의한 비만은 호르몬 교정이 우선
레나 크림은 멕시코의 야생식물 얌에서 추출한 성분을 크림 형태로 만든 것으로 호르몬 개선에 효과적이다.
“레나 크림을 아침, 저녁으로 한두 방울씩 팔 안쪽이나 가슴 부위에 손바닥 정도의 넓이로 바르시면 호르몬이 균형을 찾아 갱년기 증상도 호전되고 붓기도 빠질 거예요. 그리고 모발영혈검사로 몸의 영양 상태를 확인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비타민과 미네랄의 부족이 수분 정체의 원인이 될 수도 있거든요.”
2주일 후 검사 결과는, 내 예상대로 셀레늄, 징크, 칼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 B군이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나는 야채와 해조류 등을 섭취하도록 적극 권했다. 특히 그녀는 셀레늄이 부족한 상태였으므로 마늘, 파, 해조류를 많이 먹도록 했고, 미역의 아이오다인이라는 미네랄 성분도 셀레늄 부족 현상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므로 미역국도 자주 섭취하도록 당부했다. 셀레늄은 부종을 예방하는 데도 좋지만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도 효과적이다. 셀레늄은 활성형의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또 셀레늄만큼 징크도 부족한 그녀에게 징크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굴을 적극 권장했고, 수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는 칼륨도 많이 섭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셀레늄 성분이 많은 산호 분말이 함유되어 있는 뿌리웰식과 각각의 영양제를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시간이 없고 마음이 급한 그녀를 위해 나는 뿌리웰 감비탕을 함께 처방했다. 한의학에서 주로 위장병을 다스릴 때 쓰는 ‘육군자탕(六君子湯)’을 기본 처방으로 만든 이 탕약은 몸의 붓기를 빼주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내 처방에 잘 따른 그녀는 7개월 후 갱년기 증상도 좋아지고 붓기도 빠졌으며, 체중도 58㎏에서 53㎏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다이어트를 하여 몸무게를 53㎏에서 3㎏을 더 줄여 50㎏으로 만들었다. 독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예뻐지려는 여자들의 욕심은 정말 아무도 못 말려.’
tips 비만에 좋은 물 마시기
물은 몸무게의 60%를 차지하고 다양한 생리적 작용을 하는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물만 잘 마셔도 건강을 지키고 살을 뺄 수 있다. 수분대사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콩팥은 물을 흡수하여 배설하기 위해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공복에 물을 자주 마셔주면 신진대사가 왕성해져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다.
다만 식사 중에 마시는 물은 비만을 촉진한다. 식사 중에 마시는 물은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면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이 등장하는데, 이 호르몬은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지방 조직에 잡아다 가두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살이 찐다. 따라서 식사 중에 물을 마시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