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학생이사
-매장별 훈남공략법-
곳곳에 돌아다니면서
영화관 훈남이 "예매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
"너를 평생 예매하겠어"
아이스크림 가게 훈남 알바생
"어떤 아이스크림으로 드릴까요?"라고 물으면.
"딸기맛 나는 너로..."
그리고 닭꼬치 가게 알바생에겐
"너를 끼워줘."
피자가게의 알바생이 토핑을 물으면.
"토핑은 니 바디로."
작년부터 20대 여성커뮤니티에서 떠도는 '매장별 훈남공략법' 조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겁나 느끼해 ㅋㅋㅋㅋㅋ 한번 시도해보고 싶지만 싸대기맞고 성희롱으로 쇠고랑찰까 두렵다;;;
'남녀불문 성희롱의 대가'인 귤껍데기씨는 진짜로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지.
암튼 이거 옛날에 보고선 구르면서 웃다가 잊고 지냈는데, 어제! 기억났다!
어제 은혜로우신 엄쟈사마께서 치과치료 쫑파티 기념으로 마리스꼬에 데려가주셨다~영광~영광~
약속시간에 맞춰나가려고 황급히 집을 나서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데, 어떤 건물에 누가 새로 이사오는 듯 싶었다. 이사자체엔 관심없었는데 중요한 건, 화려한 용달차량에 붙은 스티커!!!!!!!!!!!!!!!!!!!!!!!!
비록 트럭에 붙은 거대한 만화스티커지만 제법 훈훈한 훈남 두마리가 트럭에 그려져있었다.
더불어 캐당당하게 적혀있는
"꽃.미.남.학.생.이.사"
이젠 나이가 들어서 꽃미남 따우 내 취향아니건만, 당최 누가 이렇게 당당하게 자기가 '꽃미남'이라고 홍보하고 다니는가! 총각들이 떼거지로 장사한다는 '총각네 과일가게'가 무지하게 성업중이라고 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데, 이것도 혹시 꽃미남들만 선별해서 이삿짐 나르는 건가!
하고 되뇌이면서도 갑자기 예전에 본 저 '매장별 훈남공략법' 조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도대체 이삿짐 훈남한테는 뭐라고 멘트를 내려야 하나... "니 맘속으로 이사하고 싶은데" "너도 포장 가능하겠어?" 등등. 혼자서 뻘짓하며 캐고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 참 안 웃기네-_-
나름 이리저리 궁리하면서 당당하기 짝이없는 '꽃미남'씨를 기다렸다. 주위를 보니 나말고도 그 용달트럭을 흘끗거리는 여인네들이 많은걸로 보아 다들 문제의 그 꽃미남을 기다리는 듯 했다.
오! 누군가 내려온다! 내려온다! 꽃미남씨가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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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이 아니라 '꼰'미남인데여...
50대 중반의 키는 나랑 비슷한, 후덕한 대머리 아저씨께서 내려오시더니 트럭에서 짐을 척,둘러메고 올라가셨다...나와 더불어 초긴장상태로 주시하던 여인네들도 잠시 굳었다. 아저씨 ㅠㅠ 트럭에는 20대 꽃미남 오빠 그려놨잖아요 하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아 어쩐지 아까의 '훈남공략법'조크도 생각나고 훼이크에 속아넘어간 나도 웃기고 아저씨도 좋아보이셔서 길바닥에서 미친듯이 웃었더니 마침 배달가던 '김밥천국 불신지옥' 배달아저씨가 '날도 더운데 저게 미쳤나...'란 눈빛으로 쏘아보며 지나갔다.
아저씨도 젊으셨던 시절에 '꽃'미남이셨을거라는 위안을 삼으면서... 상호명을 보고 학생이사를 부탁했을 이름모를 여학생에게 아주 약간의 동정을 건네면서...역시 나와 꽃미남은 전혀 인연이 없다는걸 새삼 체감하면서...나는 내 갈길 갔다.
그래도 아저씨,나중에 이사할 일 있으면 꼭 연락할게요.
상호명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꽃중년 학생이사" 라고 바꾸면 더 환상적일 것 같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