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존

예초기 소리에 포위된 일요일


밭으로 꺾어지는 큰길가에 차들이 즐비하다.

가까이 또는 멀리서 예초기 윙윙거리는 소리들.....추석이 가까운 걸 예서 실감한다.

서넛 더러는 십수 명씩 몰려왔다....언제나 느끼지만(근처에 묘소가 많아서인지도...)

이동네 광산김씨 문중분들 조상묘 돌보는 데 지극정성이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밭인데 이번엔 느낌이 좀 다르다. 한주쯤 건너뛰고 온 듯하다.

아, 9일만이로구나. 광복절날 왔으니.....

선비콩은 꽃들이 잔뜩 피어있고 아직 꼬투리들이 안 보인다.

매운 청양초도 한바구니. 청,홍 나누어 송송 썰어서는 냉동실에 넣어 1년 먹을 것을 갈무리할 때다.

1모작 한 곳의 풀들을 제거하고 심기란 엄두가 나지 않아 백합 등 다년초들로 구성된

화단 앞을 정리하여 밑거름을 넉넉히 두르고 흙을 뒤집어서는 쌈치커리와 아욱,쑥갓 씨를 넣었다.

그러다 보니 그 넓은 밭 놔두고 수돗가에서 올망졸망이다.

땀범벅이 되어 일을 하고 있는데 우리밭을 스쳐 뒷산으로 올랐던 광산김씨 일가 한분이

sos를 청한다. 예초기 기름이 떨어졌단다. 조금 남았는데 기름 사러 주유소 가기는 번거롭고

여유 있으면 좀 팔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역시도 당일 예초기를 써야하는데다

기름이 여유롭지 못하여 아주 조금밖에 덜어드리지 못했다.

그러자 그것 갖고는 어렵겠다 싶었는지 일행 중 하나가 차를 몰고 나갔다 온다.

그리고는 앞산 그림자가 서서히 밭으로 넘어올 즈음 산에서 내려오더니 나를 부른다.

살지 모르겠는데 한번 심어보라며 내미는 것. 잎새가 산삼을 닮은 자연산 오가피나무 한그루,

애기소나무 한그루, 곰취 한포기, 참취 세포기....

그 성의가 너무도 고마워 갈증 나실 텐데 드시라고 오이를 네댓 개 드렸다.

그리고 우리도 곧 수습하여 돌아오는 길......아이구 길이 왜 이렇게 막히냐......

교통방송 들으니 안 막히는 길이 없다.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챙겨 먹으며 올림픽 폐막식을 보며 한주는 이렇게 또 마감되었다.

아니, 시작된 셈인가....


2011/03/14 10:29 2011/03/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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